고잉홈프로젝트 베토벤 전곡 시리즈 4~5
August 10, 11, 12, 13 & 16, 2024

Drive

Going Home Project Beethoven Series 4-5 (2024)

was created in collaboration with
Seoul Youth Music Center, Goyang Cultural Foundation, Starfield Library,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and Hankyung ARTE TV

was Sponsored by
Samsung Foundation of Culture, Samyang Wondong Cultural Foundation, Ilshin Foundation and Xiom

ㅡ 01.

@walimai76 과장님이 이번 여름 공연 시작하기 전부터 베토벤 최애 교향곡이 전원 교향곡이라고 하시기에 내심 이유가 궁금했었다. 분명 전곡을 들은 적이 있는데 기억에 남는 멜로디라고는 1악장밖에 없었으니... 그런데 마침 내 주변에 그런 분들이 꽤 많다는 것을 발견하곤 사실 속으로,

어머, 왜요???? 자연이나 인간의 감정은 항상 예술의 주제가 되지 않았던가요? 그러니까 사실은...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 아닌가요? 그런데 진짜 세상을 뒤집어버린 영웅 교향곡보다, 운명 교향곡보다, 7번 교향곡보다, 합창 교향곡보다 이 곡을 더 좋아하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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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02.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중국에서 보내준 @yeoleum 의 교향곡 6번 프로그램 노트는 원래 이렇게 끝났다:

“폭풍이 지나간 후의 안도감과 기쁨, 감사함 등은 관념적으로는 분명 온건한 감정이지만 그것이 맹렬하고 치열한, 투지 어린 그런 감정들에 비해 못내 ‘약한' 감정이냐 묻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하게 될까?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가 이 피날레에서 받는 그 잔잔한 감동이 과연 5번 교향곡 피날레의 강렬한 감동에 못 미치는 감동인가? 이 곡 전체를 듣고 나면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이 부분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건너편에서 한창 리허설 중이었던 전원 교향곡이 정말 갑자기, 순식간에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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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03.

세상 그 어떤 강한 것보다도 더욱 강한 것, 그것은 ‘스스로 그러한 것‘이지 않나?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

가령 매일 해가 뜨고, 지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파도가 치게 만드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같은 것들. 내 몸으로 느끼지도 못하지만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것들.

끊임 없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 것들은 전부, 당연해 보이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늘 같은 자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정말로 대단한 것들이구나. 평안한 상태가 되기까지 거쳐 온 시간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 전까지 견뎌 온 순간들을 다 품고 있었구나. 그렇다면 평화로운 전원의 풍경이 특별하지 않다고 더이상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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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04.

또 하나의 ‘사랑 받아 마땅한‘ 음악을 받아들이며 나도 모르게 주절주절 써 내려간 피드백. 그리고 역시나 찰떡 같이 알아듣고 공감해줬다. 그 결과, 최종 텍스트는:

❝ 진화의 그 이름, 베토벤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 모두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가? 그리고 말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으며,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만큼 강한 것은 없다고. ❞

The name of that evolution, Beethoven, asks us: Must we always move forward? And then he answers: There is nothing as beautiful as moving forward, and nothing as strong as what remains forever in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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